[파도타기 척수병증] 서핑 배우다 하반신마비?

 

안녕하세요.

무더운 여름 시원한 바다에서 하얀 파도를 넘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서핑 마니아들.

양양 서핑해변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죠.

서핑 강습을 배우며 예쁜 바다와 백사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해양 스포츠인데요.

서핑을 배울 때 조심하지 않으면 '파도타기 척수병증'이라는 하반신마비가 올 수 있다고 하여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럼 파도타기 척수병증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파도타기 척수병증이란? (Surfer’s Myelopathy)
2. 파도타기 척수병증 발생 원인
3. 파도타기 척수병증 증상
4. 치료법

 

 

 1. 파도타기 척수병증이란? (Surfer’s Myelopathy)

 

파도타기 척수병증이란 서핑, 우리말로 파도타기를 처음 배울 때 갑자기 발생한 급성 척수병증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에 처음으로 환자가 보고된 이후 파도타기 척수병증을 새로운 질환군으로 등록했습니다.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처음 서핑(파도타기)을 배우며 오랜 시간 서핑보드에 엎드려서 허리를 뒤로 과도하게 젖힌 자세를 유지하면서 허리 신경조직에 무리가 전해져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서핑의 유행이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아 질병의 발생빈도가 낮아 대규모 연구 자료는 존재하지 않지만 해외 하와이 등 태평양 일대 휴양지에서는 여러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얼마 전 치과의사가 유튜브에 직접 출연하여 자신이 서핑을 배우다가 파도타기 척수병증에 걸려 하반신마비에 걸렸음을 밝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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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파도타기 척수병증 발생 원인

 

파도타기 척수병증의 경우 발생 기전이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와 관련한 척수허혈이 중요한 기전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주로 흉추 하부에서 척수원뿔까지 병변이 생기는 이유는 동맥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압박과 혈관의 연축과 연관이 밀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핑 초보자들이 강습을 배울 때 부족한 준비운동과 통증 발생 시 안일하게 생각하는데 문제가 가장 큽니다.

스트레칭이 충분하지 않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된 상태에서 차가운 바닷물 속에 서핑보드 위에 올라가 몸을 눕히고 파도를 따라가는 '패들링' 동작을 반복하다가 파도가 오면 허리를 뒤로 꼿꼿하게 세우는 동작을 합니다.

 

 

허리를 뒤로 접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게 되는데 서핑에서는 필수 동작입니다.

이 동작을 반복하다가 허리와 혈관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혈관이 부어오릅니다.

혈관이 붓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게 되고 혈액공급이 지연되면서 신경들이 모두 손상을 입어 죽게 됩니다.

바닷물 속에서는 물의 부력으로 인해 통증이 미미하게 느껴져 잘 인지하지 못해 열심히 강습을 따라 하면서 대미지가 누적된 이후 육지로 나오게 되는 순간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전조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 초보자
• 평소 근력부족
• 미흡한 준비동작
• 과도하게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 반복
• 통증 발생 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 (처음엔 다 그렇다, 쉬면 낫는다.)
• 강습 업체의 안전지식 미비
• 악순환 반복
• 신경 괴사
• 하반신 마비 발생

 

 

 3. 파도타기 척수병증 증상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특별한 외상이 없고 공통적인 병력 증상을 보였습니다.

다양한 중증도의 허리통증을 동반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양쪽 다리의 근력저하, 감각저하가 발생됩니다.

이후 대소변장애까지 동반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신경병증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혈액 공급이 점점 부족해지고 발끝부터 세포가 죽으면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발끝에서 시작된 통증이 하반신까지 점진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느끼며 이후 감각을 상실하게 됩니다.

 

병명을 이야기하고 의료진에게 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병원 응급실에서도 생소한 병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가능한 119를 불러 서울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 몇 가지 파도타기 척수병증 사례를 통해 미리 숙지하고 대비한다면 안전한 서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국내 사례 1

건강한 30세 남자가 처음으로 서핑을 배웠다.

서핑을 배우기 시작한 지 1시간 정도 지나면서부터 갑자기 허리통증과 함께 양쪽 다리 뒤쪽으로 당기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지나갔다. 그러나 다리를 움직임에는 지장이 없어 서핑 교육을 총 3시간 동안 계속 배웠다.

서핑 강습이 끝나고 6시간 뒤 계단을 오르는데 갑자기 양다리의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시간이 지난 후 걸을 수는 있었으나 온전히 걷지 못하고 뒤뚱거렸으며, 소변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지역병원으로 방문하여 곧바로 척추 MRI를 촬영했다.

시행한 척추 MRI에서 흉추 9번부터 척수원뿔까지의 T2 고신호강도를 보여 급성횡단척수염으로 진단을 받았고 본원으로 전원 되었다.

방문 당시 신경학적 결손정도는 AIS D로 다리의 근력이 저하되었으나 저항에는 이길 수 있는 정도였다.

뒤꿈치로 걷기와 앉았다 일어나기 수행에 제한이 있었다.

바빈스키징후 및 발목간대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양다리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다.

뇌척수액검사와 시각유발전위검사는 정상이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 주사를 5일간 시행 후 퇴원하였으며 2달 뒤 외래 방문 때 환자는 신경학적 결손 없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였다.

 

 

국내 사례 2

경미한 허리추간판탈출증의 과거력 외에는 건강하였던 37세 남자가 처음으로 2시간 동안 파도타기를 배웠다. 파도타기가 끝날 무렵에 허리통증과 양쪽 다리에 저린감이 있었다.

30분 후 조깅 중 허리통증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면서 순간적으로 양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으나 곧 회복되었다. 파도타기를 마치고 2시간째에 다시 양다리에 힘이 없어져서 전혀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가 5분 동안 지속되었다. 이후 약간 회복되어 겨우 보행은 가능하였으나 양다리의 통증이 심하여 잠을 잘 수 없었으며 소변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지역병원에서 이 증상에 대하여 척추 MRI를 하였고, 흉추 9번부터 척수원뿔까지 T2고신호 강도가 관찰되었다(Fig. 1B). 흉추부 10번 축단면의 T2강조영상에서 척수의 중앙 부위에 연필심 모양의 고신호 강도를 보였으며(Fig. 1C), T1강조영상은 정상이었고 조영 증강은 되지 않았다(Fig. 1D-E). 급성횡단척수염을 진단받고 본원으로 전원 되었다.

 

방문 당시 신경학적 결손 정도는 AIS D로 왼쪽 다리로 제자리 뛰기, 뒤꿈치로 걷기, 까치발로 걷기에 제한이 있었다. 요추부 5번 이하로 촉각의 저하가 확인되었으나 위치와 진동감각은 정상이었다. 양쪽 다리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고 바빈스키징후 및 발목간대는 관찰되지 않았다. 뇌척수액검사와 시신경유발전위검사는 정상이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 주사를 5일간 시행 후 퇴원하였으며 점차 회복되어 증상 발생 1년 뒤 외래에서 환자는 다리의 경미한 저린 감 이외에는 불편함이 없는 상태였다. 

 

국내 사례 3

건강하였던 22세 남자가 하와이에 여행 가서 처음으로 파도타기를 배우던 중 30분째에 심한 허리 통증이 발생하여 파도타기를 중단하였다. 30분 뒤부터 양쪽 다리에 힘이 점차적으로 빠지기 시작하여 1시간 뒤에는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고 대소변도 조절할 수가 없었다.

 

하와이에서 시행한 척추 MRI에서 흉추 7번부터 척수원뿔까지 T2와 DWI에서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어(Fig. 2) 파도타기 척수병증으로 진단받고 추가적인 검사나 치료는 하지 않았다. 증상이 발생하고 4일 뒤에 귀국하여 국내 다른 병원에서 척수강 내 스테로이드 주입 치료를 한차례 시행하고 본원 재활의학과로 전원 되었다.

 

2달 뒤에 신경과 협진 의뢰되어 시행한 신경학적 진찰에서 AIS A로 양다리에서 근육의 수축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으며, 피부분절 요추부 1번 이하로 촉각, 위치와 진동 감각이 모두 소실되었다. 양다리에서 심부건반사, 바빈스키징후와 발목간대는 관찰되지 않았다. 증상 발생 1년 뒤 외래에서 환자는 신경학적 호전 없이 비슷한 상태로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4. 치료법

 

국내 환자들에서도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하였던 1번, 2번의 사례의 경우에는 후유증이 거의 없이 회복되었으나 증상이 심한 3번의 경우는 발병 초기에 비해 거의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확립된 치료법은 없으나 국내 3가지 사례와 같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리가 완전히 마비된 한 환자가 6개월 이상의 재활 치료와 적절한 보장구 사용을 통해 집 안에서는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경우가 있어 적극적인 재활 치료 및 적절한 보장구 사용이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례 3번의 경우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휠체어 사용과 휠체어 스포츠 등으로 재활훈련 중에 있다고 합니다.

 

사례 3의 경우 파도타기 척수병증에 대한 경험이 많은 하와이에서 발생되었고 하와이 소재 병원에서는 이 환자의 척수병증에 대해 진료 초기부터 파도타기 척수병증을 의심하였고 조기에 진단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발병한 사례 1과 2는 처음에 급성횡단척수염으로 진단되었으며 파도타기를 한 병력은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파도타기를 즐기는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신경과 의사들이 파도타기 이후 발생한 급성척수병증을 접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한 과거력이 없는 젊은 사람이 처음 파도타기를 배우면서 오랜 시간 파도타기 보드에 엎드려서 허리를 젖힌 자세를 유지한 이후 특별한 외상이 없이 척수병증이 발생하였다면 파도타기척수병증을 의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파도타기 외에도 필라테스, 요가, 곡예 등 허리를 쓰는 다른 운동을 하다가도 충분히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서핑을 연습하다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극심한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게 좋습니다.

 

오늘은 파도타기 척수병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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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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